색다른 눈으로 보는 세상, 자폐 스펙트럼 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신경 발달 장애의 한 부류이다. 자폐 아동을 처음 보게 될 때 대부분의 사람이 느끼는 첫인상은 남에게 관심이 없고 자신만의 세계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자폐증을 가진 아이들은 사회적인 오해를 많이 받고 일상생활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DSM-IV는 광범위한 발달 장애를 자폐성 장애, 아스퍼거 장애, 레트 장애, 소아기 붕괴성 장애 등 달리 분류되지 않은 광범위한 발달 장애로 구분했다. 그러나 최근에 출시된 DSM-5에서는 이들을 각각 독립된 장애로 보는 대신, 동일한 연속선상에서 자폐 상태의 심각도나 지능 및 심리 사회적 발달의 정도에 따라 발현되는 임상 양상에 차이가 있다고 보아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개정했다.

1.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진단 및 개념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의 부재와 행동적 매너리즘과 연관된 뇌 기능의 발달 지연으로 야기된 증후군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진단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부재와 제한적 반복적인 행동이라는 두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DSM-IV에서는 언어발달의 지연이 진단 기준에 포함되었으나 DSM-5에서는 삭제되어 두 가지만 장애 진단의 기준으로 본다. 이들은 대인관계에 필요한 눈 마주치기가 되지 않으며 부자연스러운 몸짓이나 표정 때문에 부모나 친구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또한 특정한 패턴의 기이한 행동을 반복하며 특정한 대상이나 일에 비정상적으로 집착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 증상은 매우 어린 유아기부터 나타나는데 부모의 자극에 관심이나 웃음을 보여주지 않으며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 등 부모의 사랑을 거부하는 듯한 행동을 보여 부모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2.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임상적 특징 

대표적인 임상적 특징으로는 사회적인 의사소통의 결핍이 있다. 영유아기 때부터 부모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없거나 부적절하거나 매우 제한적인 반응을 보인다. 자발적으로 하는 의사소통의 의도가 보이지 않거나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접근하기도 하며 이러한 특성 때문에 타인과 정서적인 관계를 맺기 어렵다. 의사소통할 때 사용되는 비언어적 행동에도 결핍을 보이는데 눈 맞춤을 하지 않거나 부자연스러운 몸짓을 나타내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타인의 가리키기나 시선 등에 반응하여 타인의 관심을 공유하는 '행동 주시 반응'에도 어려움을 보인다. 만 4~5세 아이는 상상 놀이나 역할 놀이를 하기 시작하는데 자폐를 가진 아이는 이러한 놀이를 하지 못하며 집단으로 참여하는 놀이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핵심 결함은 마음 이론의 결함인데 이는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의 결함을 말한다. 두 번째로 대표적인 임상 특징은 무의미한 반복적인 행동과 언어이다. 빙글빙글 돌거나 사물의 특정 부분에 집착하여 보통 용도와 다르게 비정상적으로 사용한다거나 특정한 말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이 예시이다. 이들은 같은 행동을 반복하려 하기 때문에 사소한 변화에도 큰 저항을 보이기도 하며 사고패턴에 부족한 융통성을 가진다. 감각적인 부분에도 특이성이 있을 수 있는데 특정 감각이나 자극에도 예민하거나 둔감할 수 있으며 큰 소음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작은 소음에는 매우 괴로워하는 불균형적인 감각을 가지기도 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70~75%는 지적장애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고 지능이 낮을수록 상동행동과 자해 행동을 더 많이 보인다. 

3. 원인과 치료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주요 원인은 생물학적인 요인에 있다. 유전율이 80%로 가장 유전성이 강한 장애이며 일란성 쌍생아일 경우 70~90% 일치율을 가지고 이란성쌍생아일 경우 10% 전후의 일치율을 보인다. 자폐에 대한 14개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대뇌 반구, 시상, 기저핵, 뇌간 등의 구조에서 일관된 이상을 발견하지는 못했으나 소뇌가 작다는 결과가 많이 보도되었다. 자폐아가 발생하는 환경적 요인으로는 부모들이 냉정하고 무심하고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아동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선별적으로 활용한 개별화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주류 치료법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되며 여기에는 행동치료, 종합특수 교육, 놀이 훈련, 언어 및 의사소통 훈련, 감각통합 훈련 등을 포함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구체적인 치료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장애의 증상이 현재 기능뿐만 아니라 새로운 행동의 학습에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 행동치료를 많이 사용하고 시각적인 자료의 적절한 사용도 도움이 된다. 실제 치료에 참여한 19명 중 12의 IQ는 정상범위에 도달해 이 중에서 9명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일반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전문가와 아이의 부모가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의 교육과 치료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부모의 교육이 전문가의 역할보다 더 중요함으로 자폐아 교육과 치료 기술을 훈련받은 부모가 일상생활에서 자녀를 교육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약물로 치료가 어려우나 아동이 치료 중 공격적이거나 발작을 보인다면 약물도 도움이 될 수 있다.